작년 8월, 시카고예수사랑교회에 부임하면서 가장 부담이 되었던 것은 전임 조선형 목사님의 그림자였습니다. 조 목사님은 10년간 시카고예수사랑교회를 섬기시면서 20명 교회를 지금의 100명 이상이 출석하는 교회로 만든 분이셨습니다. 조선형 목사님의 새 임지가 우리 교회에서 30분 떨어진 시카고한인제일교회인 점도 걸렸습니다. 우리 성도들 중에 버팔로 그로브나 알링턴 하이츠에서 오시는 분들은 시카고한인제일교회를 지나서 오게 됩니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보내면서, 제가 느꼈던 부담감이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제가 신임 목사로 자리매김하는 동안 오히려 조선형 목사님께서 큰 도움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시카고에 와서 처음 만나는 목사님들이 제게 ‘예수사랑교회에 좋은 목사님이 새로 오셨다던데, 이렇게 만나는군요.’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낭설의 최초 유포자는 조 목사님이셨습니다. “전국을 뒤져서 제일 좋은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라고 공공연히 얘기해 주셨습니다. 혹 성도들의 마음이 흔들릴까봐 일부러 연락도 피하고 만나지도 않는 “페어플레이”도 해주셨습니다. 목회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면 언제든 기꺼이 목사님의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시기도 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Johnny + 혜진 결혼식에서 목사님과 사모님을 다시 뵈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주례를 하시고, 저는 기도를 맡았습니다. 피로연 잔치가 무르익을 무렵, 제게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그래도, 황 목사님께서 허락해주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 있었어요.” 제가, “목사님, 허락이라니요. 당연히 목사님께서 해주셔야지요.”라고 대답했더니, “아니에요, 목사님께 감사해요.”라고 하셨습니다. 예수사랑교회와 후배 목사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승천을 앞둔 엘리야에게 엘리사가 구합니다. “스승님께 있었던 영감의 두 배를 구합니다.” 이에 엘리야가 아리송한 말로 대답하지요.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데려가시는지 본다면, 네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스승이 걸어온 길을 계속 따라왔던 엘리사에게, 엘리야가 마지막으로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은 아마 ‘네 삶도 끝까지 하나님이 이끄신다’라는 교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나님이 이끄신다면, 두 배의 영감인들 무엇이 불가능하겠습니까.
저도 갑절의 능력을 구합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가겠습니다. 힘으로도, 능력으로도 되지 않지만, 하나님의 영으로 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