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월 7일(월)부터 10일(목)까지 진행된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에 잘 다녀왔습니다. 본토 전체와 하와이에서 오신 약 300여명의 (주로) 목회자들과 평신도 대표들이 함께했습니다. “다시 은혜 앞에”라는 주제로 말씀과 교제를 나눈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히 인간의 성 문제로 교단 탈퇴와 관련된 어려움을 겪은 몇 교회들의 실제적 이야기도 듣고, 교단 전체를 섬기는 기관들의 소식도 함께 들었습니다. 통계상으로 작년에 약 6천 교회가 연합감리교회를 떠났다고 합니다. 탈퇴한 교회 수는 작년에만 5,641개 교회이고, 2019년부터 탈퇴한 모든 교회를 더하면 7,658개에 이릅니다. 교회 숫자의 25%가 탈퇴한 셈입니다. 한인교회도 약 40여개 교회가 내홍을 겪고 교단을 떠났습니다. 하와이의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탈퇴 이슈로 300명에 이르던 교인들 중 100여명이 교회를 떠났지만 나간 이들을 붙잡는 노력보다 이 기회를 통해 복음을 모르던 이들을 전도하고, 하와이에 새로 이주한 이들을 교회로 초청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교회가 더 부흥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지역 교회를 넘어 전체 교회를 섬기는 총회에서도 좋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교회수 감소로 인해 (=분담금 감소) 총회 기관들은 2016년의 예산보다 적은 예산으로 기관을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을 감축할 수밖에 없고, 이전에 진행되는 사역들 중 어떤 것들은 축소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기관들을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 세계선교부(General Board of Global Ministries)의 보고에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한인교회들의 사역을 위한 예산(Korean Ministry Plan, 한인목회강화협의회)은 줄이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하나라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도 용기있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한인총회는 세계선교부 소속 140명의 선교사님들 전원에게 최소 3년간 매달 $100씩을 지원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시카고예수사랑교회도 내년 선교 약정과 새해 예산에 반영하여 함께 이 일을 감당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신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 선후배들을 만나고, 새로운 분들도 교제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수요일 오후에는 자유시간이 있었는데, 각 지역별로 4개의 팀이 나와 축구대회를 했습니다. 제가 시카고팀의 주장으로 출전하여 2등을 차지했습니다 (아이고 무릎이야…) 또 총회가 끝난 목요일 오후에는 처음 미국 땅을 밟았던 한인 선조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대한인국민회, LA흥사단 본부, 안창호 가족 생가 등을 방문했습니다. BTS가 다녀갔다는 곱창집에도 들렀습니다.
“다시 은혜 앞에”라는 주제를 되새깁니다. 제게 하나님의 은혜는 지역 교회와 교단 기관들의 힘찬 사역을 통해서 나타나고,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드러났습니다. 잠깐의 쉼표를 통해서, 또 선조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일을 통해서도 드러났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숨쉬고, 먹고, 걷는 이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다시, 은혜 앞에 서야합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에 다가오시는 주님을 기억하고 인정하면서, 겸손히 그 은혜 앞에 서야 합니다. 2024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의 마무리와 새해의 시작 가운데도 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날 것을 믿으며, 다시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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