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목회칼럼] 주님의 은혜가 내게 족합니다
- Seonwoong Hwang
- Jun 21
- 2 min read
지난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샴버그에서 열린 북일리노이 연회에 다녀왔습니다. 연회(Annual Conference)는 연합감리교회의 지역의 교회들을 묶는 단위이고, 현재 북일리노이 연회에는 약 300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연회의 주제는 Grace is Sufficient 였습니다. 고린도후서 12장에 보면, 사도 바울이 하나님께 세 번을 기도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육체의 가시를 없애달라는 간절한 기도였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Yes I will 도 아니고 No I won’t 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My grace is sufficient for you, for my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라고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여기서 가시를 없애 주시지(remove) 않고 그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reframe) 주십니다.
어떤 목사님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앓은 질병 때문에 다리에 평생 장애를 갖고 살게 되셨습니다. 지팡이를 짚어야 걸을 수 있고, 한 쪽 다리로만 설 수 있기에 설교단에 오래 서 있는 것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바울과 같이 하나님께 간절히 세 번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으셨지만, 깊이 깨닫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분명 하나님은 바울이 원하는 방식으로 응답하지 않으셨지만, “내 은혜가 네게 충분하다”는 응답 이후에는 바울이 더이상 육체의 가시를 놓고 기도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바울 자신의 사역과 삶에 큰 방해거리로 생각했던 가시였지만, 이 응답 이후에는 약함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하는 수단으로 보게 되었을 것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북일리노이연회는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연회에 속한 54%의 교회가 주일 출석 35명 혹은 그 미만이라고 합니다. 이번 연회에도 몇 개의 교회를 닫기로 결의했습니다. 그 중에는 최근 10년 안에 근사한 예배당을 지어 봉헌한 교회도 있었습니다. 교인들의 평균 연령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제 안에도 소망이 생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약할 때, 약한 가운데 하나님의 강함을 경험하게 될 줄 믿습니다. 북일리노이연회의 모든 교회들을 품고 기도합니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이 증거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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