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목회 칼럼] 경복궁 근정전에 서서
*비전트립이 7/30까지 계속됩니다. 뜻깊고 안전한 일정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지난 수요일부터 비전트립 진행중입니다. 이번 주 내내 서울 곳곳을 돌아보면서, 초기 한국 선교 역사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25일 토요일) 오전에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한국 전쟁의 상처와 분단의 현실에 대해 배웠고, 주일(26일) 저녁 철원으로 올라가서 한국 전쟁의 치열했던 전투지들과 DMZ 평화공원 등을 방문합니다.
비전트립 팀이 함께 찾은 곳 중 하나는 경복궁이었습니다. "읭?"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선에 복음이 처음 전해지던 시대를 이해하려면,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세상 속에서 살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경복궁에도 가 보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도 방문했습니다. 마침 경복궁을 찾은 날은 폭염이 절정이던 날이었습니다. 궁궐 마당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는데, 근정전의 높은 월대 위로 올라가니 신기하게도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만큼 높은 곳이라는 얘기지요.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근정전은 조선의 왕이 가장 중요한 국가 의식을 행하던 곳입니다. 즉위식을 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고, 나라의 중대한 일을 선포하던 공간입니다. 근정전 앞 넓은 마당에는 지금도 품계석이 남아 있습니다. 문무백관이 자신의 품계에 따라 줄지어 서던 자리입니다. 왕은 용상에 앉아 있었고, 신하들은 그 아래에 도열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잠시 상상에 잠겼습니다. 용상에 앉아 화려한 곤룡포의 소매가 바람에 펄럭이고, 수많은 신하들이 머리를 숙여 절하는 모습을 보는 왕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근정전 앞을 지나 광화문 너머 종로까지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왕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는 느낌, 모든 것이 다 내 아래에 있다는 느낌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온 세상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그 높은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왕으로 오신 것도 아니고, 천상의 보좌에서 내려오신 그분은 가장 낮은 말구유에 누우셨습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수직강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모든 것을 만드신 창조주께서 자신이 만든 피조세계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마치 우리가 정성껏 만든 레고 작품 속으로, 우리 자신이 레고 한 조각이 되어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창조주가 피조물와 같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기독교 복음은 이 믿기 어려운 사건 위에 서 있습니다.
비전트립 첫 주간의 일정을 통해 한국에 처음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에 왔을까요? 편안한 미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가족과 함께 낯선 땅으로 건너왔습니다. 풍토병으로 자녀를 잃기도 했고, 언어도 문화도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삶을 모두 내어주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움직였을까요? 아마도 자신들이 먼저 하나님의 ‘수직강하’를 경험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장 높으신 분이 자신을 위해 가장 낮은 곳까지 오셨다는 사실을 믿었기에, 그들도 기꺼이 낮은 자리로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먼저 그렇게 사랑하셨기 때문에, 그들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아펜젤러 선교사 묘비 앞에서 @양화진선교사묘원>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를 낮은 자리로 부르십니다. 가장 높으신 하나님께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습니다. 그것이 복음입니다. 그 복음을 믿는 사람들의 삶은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흐릅니다. 더 큰 성공이나 더 많은 인정을 바라는 삶이 아니라, 섬기는 자리로, 외롭고 어려운 이들의 편으로 이끄십니다. 우리가 낮은 곳으로 갈 때 하나님은 가장 크게 영광받으십니다. 하나님의 수직강하가 우리의 삶을 통해 드러날 때, 바로 그때가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는 때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선포되는 자리입니다.

![[9/20 목회칼럼] 말씀 안에서 길을 잃다](https://static.wixstatic.com/media/3d6f19_fdc6b52ffbb443e1b53f85b37e58682b~mv2.png/v1/fill/w_980,h_506,al_c,q_9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3d6f19_fdc6b52ffbb443e1b53f85b37e58682b~mv2.png)
![[9/13 목회칼럼] 예배가 준비되는 '현장'](https://static.wixstatic.com/media/3d6f19_ff00bd28c71f420b9a33c4de0378ce49~mv2.jpg/v1/fill/w_980,h_735,al_c,q_85,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3d6f19_ff00bd28c71f420b9a33c4de0378ce49~mv2.jpg)
![[9/6 목회칼럼] 사랑 안에 안식하기](https://static.wixstatic.com/media/3d6f19_967853b820e149eeb7afdbd6166f9174~mv2.webp/v1/fill/w_980,h_1399,al_c,q_85,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3d6f19_967853b820e149eeb7afdbd6166f9174~mv2.webp)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