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목회칼럼] 4학년들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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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면서 경험하는 문화 차이 중 하나는 바로 졸업식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국의 졸업식은 보통 모든 졸업생은 자리에 앉아 있고, 몇 명만 대표로 무대에 올라가 상장이나 졸업장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졸업식에서는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불려지고 모두 무대 위를 걸어가며 졸업장을 받습니다. 졸업생이 호명되면, 학생은 무대 한쪽에서 올라와 졸업증서를 받고 다른 쪽으로 걸어 내려갑니다. 그래서인지 영어에서 to walk 라는 동사는 ‘걷다’ 뿐만 아니라 ‘졸업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생각할수록 멋진 표현입니다. 졸업을 단지 증서를 받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 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도 “걷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할라카(Halakha)’라고 불렀는데, 그 어원이 “걷다”라는 단어입니다. 믿음은 단지 무엇을 아는 것이 아니라, 혹은 일련의 고백에 지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어쩌면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걸음의 시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졸업의 계절입니다. 어젯밤 1청년부에서는 졸업하는 4학년들을 위한 Senior Sendoff 모임이 있었습니다. 함께 게임도 하고 웃고 떠들다가, 어느 순간 오픈 마이크 시간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쑥스러워서, 혹은 기회가 없어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랑, 그리고 축복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누어진 이야기들이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4학년 졸업자 한 학생이 나눴습니다. “The greatest blessing that God has given to me during my college life was this community, 제 대학 생활 동안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복은 바로 이 공동체였다”라는 고백이었습니다. 좋은 성적도, 원하는 직장도, 화려한 스펙도 아닌 함께 울고 웃으며 믿음의 길을 걸어온 공동체를 가장 큰 선물로 여기는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큽니다. 3년전 제가 처음 예수사랑교회에 부임했을 때, 이들은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을 갓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많은 이들이 2학년 때부터 리더로 섬기기 시작했고, 찬양팀에서, 어린이부에서 혹은 소그룹 리더로 1청 공동체와 예수사랑교회를를 섬겼습니다. 대학교의 일정을 쫓아가기도 바쁠텐데, 그 와중에 교회를 위해 저렇게 헌신할 수 있나 놀라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쉬운 마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이들을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들을 보내신다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도시로, 새로운 직장으로, 새로운 학교로 향할지라도 그들의 앞길에는 이미 하나님께서 먼저 걸어가고 계십니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졸업생들을 떠나보내지만, 그들의 열정과 헌신은 여전히 우리 공동체 안에 남아 있습니다. 함께 예배하고, 섬기고, 기도하며 남긴 믿음의 발자국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우리를 축복하셨듯이, 이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세상을 축복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주님과 함께 아름다운 걸음을 이어가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