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 목회칼럼] 통일 < 북한 선교
지난 토요일 소예배실에서 쥬빌리통일리더십포럼으로 모였습니다. 30여명 정도가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탈북하여 목회자가 된 허은성 목사님과 숭실대 통일지도자학과의 김의혁 교수님을 포함해 세 분이 각각 간증과 강의를 전해주셨습니다. 친교팀과 이웃사랑팀에서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 주셨고, 저는 강사님 세 분을 모시고 노스웨스턴 관광을 다녀왔습니다.

@NU Block Museum
어제 설교 중에도 잠시 나눴지만, 허은성 목사님의 간증은 평온했던 제 마음의 호수에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제가 당연하게 여기며 감사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했고, 동시에 북한 땅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이들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김의혁 교수님의 강의도 참 좋았습니다. 교수님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 시대 이전부터 이어져 온 ‘서북 지방’에 대한 차별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서북 지방은 외세의 침략이 잦았던 지역인 동시에, 조선 왕조 500년 동안 관직 진출과 여러 기회에서 차별을 받아 온 곳이기도 합니다. 척박한 땅과 험준한 지형 역시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굳게 닫게 만든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서북 지방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가장 먼저 전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왔기에 오히려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입니다. 보부상이라 불리던 상인들이 중국을 오가며 무역했고, 그중 일부는 존 로스와 같은 선교사들을 만나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정식으로 조선에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의 일이었습니다. 이후 이 지역은 1903년 원산대부흥과 1907년 평양대부흥으로 이어지는 놀라운 부흥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1945년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약 1,000개의 교회가 있었던 반면, 북쪽에는 약 3,000개의 교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남쪽의 인구가 북쪽의 두 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교회 수는 북쪽이 무려 여섯 배나 많았던 셈입니다.
북한 정권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선교적 접근 방식도 흥미로웠습니다. 한쪽에서는 북한 정권에 대항하는 입장을 취합니다. 북한 정권을 타협할 수 없는 악한 체제로 보고, 북한 선교를 정권의 변화나 붕괴와 연결하는 것입니다. 지하교회 지원, 성경 배달, 전단 보내기, 라디오 선교 등이 이러한 접근에 해당합니다. 반면, 북한 정권과의 제한적인 협력을 통해 선교의 기회를 찾으려는 입장도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로마 제국과 무조건 충돌하기보다 로마의 도로와 도시들을 활용했던 것과 비슷한 접근입니다. 경제적·외교적 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들과 접촉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옷 공장이나 빵 공장을 세워 주민들의 삶을 돕고, 복음을 직접 전하는 것이 금지된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삶으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복음통일’보다 ‘복음평화’를 강조하자는 메시지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통일을 생각하면 왠지 너무나 멀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통일은 체제의 변화를 수반하기에 그 방식과 과정에 대한 생각이 서로를 갈라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교수님은 탈북민들과 함께 신앙공동체를 세워 가는 일, 조선족과 고려인,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을 품는 포용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일 등을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제시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회 안에서 먼저 ‘사람의 통일’을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참 마음에 남는 말이었습니다. 통일은 멀게 느껴져도 평화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니, 설령 통일이 이루어져 두 체제가 하나가 된다 한들 그 안에 평화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결국 통일이 이루어지기 전에도, 또 통일을 이룬 후에도 우리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것은 평화와 화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평화의 일꾼으로 부르십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평화를 살아 내고 그 평화를 조금씩 확장해 갈 때,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임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계획 가운데 복음적 통일의 역사도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우리 세대에, 저와 여러분을 통해 그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갈라진 곳에 화해를, 상처 입은 곳에 위로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전하는 평화의 일꾼으로 쓰임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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