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8 목회칼럼] 결혼하면 좋은 점?
지난 주일 공동체 예배 후 청년부에서 재미난 순서를 가졌습니다. “부부에게 묻다”라는 제목의 토크쇼였고, 샘터의 세 부부를 초청하여 결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신혼부부에 해당하는 강용우/박지영 간사님 부부, 어린 아이 둘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유재식/이아람 부부, 초등/중학교 나이대의 자녀들 셋을 키우고 있는 조주현/정은혜 부부가 초대되어 결혼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눠주셨습니다. 저희 부부에게도 질문에 대답할 기회를 잠시 주셨는데, “결혼해서 좋은 점”이라는 주제였습니다. 저는 갑작스런 질문에 버벅이다가 ‘결혼하면 좋다, 진짜 좋다’라고 우기다가 답변 기회를 날렸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또 지난 한 주간 제 스스로에게 묻고 고민하면서 세 가지 답변을 다시 준비했습니다. 청년부 형제자매분들께는 지난 주의 미진한 대답을 만회할 기회가 되고, 모든 교우들에게는 결혼에 대한 관점을 더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첫 번째 결혼의 복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창세기에서, ‘아담이 홀로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창조 후에 연신 ‘좋다(히브리어 tov)’를 연발하시던 하나님은 아담이 홀로 있는 것을 보시고 처음으로 ‘좋지 않다(lo tov)’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아담을 위해 ‘돕는 배필’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여성이 남성의 보조적 역할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부부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고 채워줘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MBTI의 P 담당입니다. 비전의 사람이고 창의적이긴 하지만, 빈틈이 많습니다. 제 아내는 P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가 높은 J 아내입니다. 한편 P 남편이 성경적 개념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출애굽기 4장에서 십보라가 남편 모세를 “피 남편”이라고 부르거든요! “십보라가 부싯돌 칼을 가지고 제 아들의 포피를 잘라서 모세의 발에 대고, “당신은, 나에게 [P] 남편입니다” 하고 말하였다”(출 4:25) 저도 제 아내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엄청난) 부분들이 있음을 믿습니다.
두 번째는 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함께 신앙생활했던 자매님께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큰 수술을 하셔야 했는데, 어머니께서 와서 병간호를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며칠을 고민하시다가 어머니께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엄마, 정말 감사한데, 남편이 일주일 휴가내고 도와주기로 했어요.” 세상에 엄마보다 편한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내 삶의 바운더리가 생긴 뒤에는 부모님께도 보여드리기 어려운 사적인(private) 부분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지누션의 멤버였던 가수 션은 신앙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배우인 정혜영님과 결혼해 자녀 넷을 낳고 다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결혼 후 부부가 방귀를 “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둘 다 연예인 출신으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감추며 사는 데 익숙해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은 스테이지나 카메라 앞에서 온전히 준비된 상태로 자신을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쌩얼도 체형도 생리현상도 모두 노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를 인간되게 하는 자유함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관점의 확장입니다. 제 MBTI의 두 번째(지식의 출처)는 S이고, 제 아내는 N입니다. 저는 감각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아내는 직관적으로 세상을 봅니다. 빨간 사과를 보면, 저는 ‘후지 애플이다’ ‘달겠다’를 생각하고, 제 아내는 ‘백설 공주’나 ‘뉴턴’을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액면 그대로(surface level)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아내는 현상 너머(beyond surface)의 세상을 바라봅니다. 거의 13년 함께 살면서 ‘어떻게 여기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하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신앙적으로 또 인격적으로 서로 배우기도 합니다. 배움과 성장의 첫 스텝은 필요성의 인식입니다. ‘내가 이런 부분에서 모자라는구나’ ‘이런 부분을 더 연습해야겠다’라는 깨달음이 있어야, 노력도 할 수 있고 도움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 생활은 제게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있음을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그 관점이 모두 타당한 것이고 제가 품어야 하는 것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동시에 제 연약함과 부족함을 보게 하고, 성장을 위해 더 노력하게 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습니다.
후기: 이렇게 칼럼을 써두고 나서 느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잘 쓴 칼럼 같지만,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결혼하고자 하는 분들이 읽으며 느끼는 씁쓸함 혹은 답답함은 담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가정을 세우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하지만, 한편 독신으로 사는 이들에 대한 관심도 강조합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일대일을 계속 보도합니다. 빌립과 나다나엘(1장), 니고데모(3장), 우물가의 여인(4장), 베데스다의 환자(5장), 부활을 혼자 부정하는 도마(20장) 등입니다. 홀로 사는 아담을 보며 ‘좋지 않다’고 하신 말씀은 미혼인 분들에게만 배타적으로 적용되는 말씀은 결코 아닙니다. 또 시카고예수사랑교회 같은 공동체에 속한 여러분은 기혼이든 미혼이든, 공동체와 어울려 더불어 함께 사는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들입니다.
가정으로 교회에 오시든 혼자 오시든 시카고예수사랑교회에는 모두를 위한 자리가 있습니다. 비혼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짝을 찾는 미혼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이들도 상관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유대인도 그리스도인도, 남자도 여자도, 자유인도 종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들로 “약속을 따라 정해진 상속자들”이기 때문입니다(갈 3:29).
결혼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결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께 속하는 것입니다. 그분의 몸이신 교회에 속하고, 성령이 거하시는 전으로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결혼할 수 있으면 결혼하세요(좋은 것이니까요!). 결혼하지 못했다고 해서 낙심하거나 걱정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거듭 나고 새로운 존재로 빚어져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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