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목회칼럼] 예배가 준비되는 '현장'
지난주 9/1(화)일부터 4일(금)까지, 우리 교회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제자사역부(UMC Discipleship Ministries) 산하의 한영교재개발 집필진이 시카고예수사랑교회에서 모였습니다. 한영교재개발 모임은 교단 내 한인교회들을 위한 중요한 자료들을 개발하고 출판해 왔습니다. 그동안 연합감리교회의 정체성을 다루는 시리즈로,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와 같은 책을 비롯하여 LID 라 불리는 리더십 저널을 매년 발행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한인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영 예식서도 출판했습니다.
저는 올해부터 집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이번에 제가 맡은 부분은 사순절 예배와 몇몇 선교주일을 위한 자료였습니다. 각자 예배 순서를 구성하고, 기도문과 예문을 작성해서 모임에 가져왔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가지고 나흘 동안 무엇을 할까?’ 궁금한 마음이었는데, 막상 모임을 시작하고 보니 오히려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목사님들은 정말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붙잡고 씨름했습니다.이 표현이 예배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하기에 자연스러운지, 성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동시에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고백과 감사와 간구가 충분히 담겨 있는지를 함께 살폈습니다. 어떤 문장은 여러 번 고쳐 쓰고, 다시 읽고, 또 고쳤습니다. 초고를 다듬는 시인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아, 예배를 위해 이렇게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저도 매주 현장에서 예배를 준비하고 인도하는 한 명의 목회자입니다. 설교를 준비하고, 찬양과 기도를 준비하고, 예배의 흐름을 고민합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자리에서 예배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매주 우리가 사용하는 예배의 언어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는 이렇게 고민하고 있었더군요. 한 문장 안에 우리의 신앙고백을 담고, 기도문 안에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을 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예배를 향한 그분들의 열정을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사순절 예배를 준비하고 집필하면서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늘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회에서 성도들과 함께 예배하고, 목회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교회를 섬기는 자리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잠시 ‘오피스’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문장을 고치고, 예배의 순서를 고민하고, 단어를 선택하는 일을 했습니다. 분명 그곳도 예배의 현장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과 사무실에서 기획하는 사람의 역할이 다르듯이, 예배를 현장에서 인도하는 사람과 예배의 언어를 준비하는 사람의 역할도 다릅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은 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 가운데 높임을 받으시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삶도 그렇지요. ‘현장’은 저마다 다릅니다. 학생에게는 학교와 강의실이 현장이고, 직장인에게는 사무실과 일터가 현장입니다. 부모에게는 가정이 현장이고, 누군가에게는 병원이나 사업장이나 연구실이 현장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곳에는 각자의 고민과 책임과 치열함이 있습니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혹은 먹고 살기 위해 분투하는 현장만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그곳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현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디든 그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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