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3 목회칼럼]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라
- Seonwoong Hwang
- Jul 26
- 2 min read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고 오익열 성도님의 장례를 엄숙히 치렀습니다. 고인이 되신 분을 하나님 품에 맡겨드리는 동시에, 우리가 가진 영생과 천국의 소망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어제 드렸던 장례 예배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제가 가 본 장례 예배 중 (우리 교인들 덕분에)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모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바울은 로마의 교인들에게 편지하면서,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라고(12:15)” 권면합니다. 교회됨에 관한 가장 분명한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말고, 함께 기뻐하라고 하십니다. 우는 사람을 보면서는 속으로 고소해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울라고 하십니다. 미러링(mirroring)이라고 하지요.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행동하라는 말씀입니다. 또 “함께”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기쁜 일이 있더라도, 같이 축하할 사람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슬픔을 당했을 때, 혼자 다 감당해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습니까? 좋은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아무도 혼자 두지 말고 그들과 ”함께”하라고 하십니다.
몇몇 교우들이 장례와 관련해 제게 연락주셔서는, “목사님, 아무리 바빠도 가야지요. 좋은 일에는 카드만 보내더라도, 슬픈 일에는 꼭 참석하려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슬픔을 당한 이들과 꼭 함께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장례식장을 채운 인파들 속에서, 또 경건한 예배 가운데서도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필립 얀시와 폴 브랜드가 쓴 “Fearfully and Wonderfully Made,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1980)라는 책에서 폴 브랜드는 저명한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의 수업 시간을 회상합니다. 한 학생이 문명의 첫 증거에 관해 물었고, 미드 교수는 치유된 대퇴골(healed femur)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허벅지뼈는 인간의 모든 뼈중 가장 큰 뼈이고, 이 뼈의 골절은 자연 세계에서는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즉, 치유된 대퇴골이 의미하는 바는, 누군가 사냥이나 채집을 할 수 없는 이 환자를 위해 그를 지켜주고 돌봐주었다는 것입니다. 미드 교수는, 이 같은 연민이나 돌봄이 다른 야만 사회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There, clues of violence abounded: temples (관자놀이) pierced by arrows, skulls crushed by clubs. But the healed femur showed that someone must have cared for the injured person” (p. 82).
슬픔이나 어려움에 빠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세우고자 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곳인지 분명히 드러내 줍니다.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입니다. 야만 사회가 아니라 문명 세상입니다.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 뛰노는 곳, 뱀의 굴에 어린이가 손을 넣고 장난치는 곳입니다.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부름받았습니다. 슬픔도 기쁨도 함께 나누는 세상, 주님이 주시는 꿈으로 충만한 우리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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